결 이야기

생활법률 이야기

'법률가를 위한 진술분석' 교육과정 후기 (2)

2020.03.10

 

앞서 말씀드렸듯 사람을 대상으로 인적 증거를 수집하는 활동은 전체 수사활동 중 8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진술을 어떻게 분석하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승패가 갈리게 됩니다. 이러한 진술분석에 관한 교육과정에 법률사무소 결의 변호사들이 다녀왔습니다. 그 교육내용의 간략 소개 두 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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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분석이 우리나라에 정착되어 가던 무렵, 어린 시절 의붓아버지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는 어린이가 반복적으로 이렇게 진술하였다고 합니다. “씻으라고 해서 씻었는데 또 씻으라 그래서 또 씻었어요” 무슨 의미일까요. 나중에 확인된 바, 씻으라고 하여 세수를 하였는데 다른 곳을 씻으라고 하여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다시 씻었다는 이야기였다 합니다.

진술분석전문가에 의하면 이런 진술은 사건을 직접 경험한 사람의 진술 특성이라고 합니다.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진술자는 직접 관련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 진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작화된 진술에서는 이런 특징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진술분석에서 진실한 진술의 지표로 삼는 준거 중 RM 준거 ‘감각정보’, CBCA 준거 중 ‘예상치 못한 난관 보고’등이 발견됐다고 하는데요. 진술분석의 준거를 잘 알고 있으면 참말과 거짓말을 가려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은데 한번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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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분석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데 사용하는 준거는 크게 현실 모니터링(Reality Monitoring ; RM) 준거와 준거기반내용분석(Criteria Based Content Analysis ; CBCA) 준거가 있다고 합니다. 이들 각각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발전되어 온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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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험했던 기억을 토대로 한 진술은 작화된 진술과 내용과 질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심리학자 Undeutsch 가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작화된 진술은 원기억에서 나온 진술보다 세부묘사가 적고 덜 분명하며, 덜 생생하다는 등의 특성을 갖는다는 것으로, 특히 독일심리학자들이 성학대피해아동을 면담하고 진술 신빙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귀납론적 방식에 의해 도출된 기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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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A가 실제 성폭력피해아동의 진술 신빙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기법이라면, RM은 기억 특성에 기초한 연구로부터 연역론적 방식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즉 기억의 출처가 외부 사건을 직접 목격하고 그것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형성된 것이라면 지각 과정을 토대로 한 기억(실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기억 내용의 출처가 개인 내부 즉 개인의 생각에 있는 것은 상상 등 허구의 기억내용을 의미한다는 것으로, 이런 가정을 토대로 진술의 출처를 판단하는 준거들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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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 준거는 진술자가 실제 경험에 대한 기억을 진술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7개의 진실 준거와 1개의 거짓 준거로 이루어져 있고, 진실준거로 1) 명료성, 2) 감각 정보, 3) 공간 정보, 4) 시간 정보, 5) 이야기의 재구성 6) 정서와 감정 등이 있습니다.


 

1) 명료성

실제 경험 진술은 자세하고 분명하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2) 감각정보

실제 경험 진술은 감각적 묘사가 풍부합니다.

3) 공간정보

직접 경험한 사실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이동하였는지 등을 진술할 수 있지만, 상상진술을 하는 사람은 구체적인 공간정보를 진술하기 어렵습니다.

4) 시간정보

직접 겪은 일은 진술 속에 사건이 발생한 시간, 순서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5) 이야기의 재구성

진술내용이 전체적으로 일관성과 통일성을 갖추고 있어서 그 내용을 토대로 사건의 과정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자연스럽게 재구성할 수 없는 경우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6) 정서와 감정

직접 그 상황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감정과 정서를 느낄 수 밖에 없지만, 거짓말 하는 사람은 감정까지 지어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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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A 준거는 실제 경험자 진술의 특징을 의미합니다. 총 19개의 준거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요 준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논리적 일관성 (Logical Structure)

진실진술은 전체 진술 내용이 모순되지 않고 논리적입니다.

2) 구조화되지 않은 표현 (Unstructured production)

진실진술은 시간적 순서대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를 전할 수 있지만, 지어내는 진술은 시간적 순서로 엉클어 질문하면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풍부한 세부묘사 (Quantity of details)

진실한 진술은 전체적으로 장소, 시간, 내용, 관련인 등 세부적인 묘사가 풍부한 특징을 보입니다.

4) 상호작용 (Deion of Interaction)

행위자 상호간 상호작용은 지어내기 어렵습니다. 한 사람의 행위를 지어내는 노력이 2배 3배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5) 대화의 재현 (Reproduction of Conversation)

오고 간 구체적인 대화에는 의미 이상의 발언특성 등이 개입되는 것이어서 지어내기 어렵습니다.

6) 예상치 못한 난관 보고 (Unexpected Complications During the Incident)

사건의 진행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을 진술하는 것은 진실한 진술자의 특징입니다. 거짓말을 하는 경우 어떻게 했다는 거짓말 외에 어떻게 못했다는 식의 거짓말까지 지어내기 어렵습니다.

7) 독특한 세부 묘사 (Unusual Details), 불필요한 세부묘사 (Superfluous Details)

잘 발생하지 않거나 특이한 세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묘사가 있으며, 그것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은 진실한 진술의 특징입니다.

8) 이해하지 못하지만 정확한 묘사 (Accurately Reported Details Misunderstood)

자신이 경험한 것이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지만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진실한 진술의 특징입니다.

9) 자발적인 수정 (Spontaneous Corrections of Addictions)

진실한 진술이라면 진술인이 이미 진술한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이나 부연설명을 추가하여 수정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10) 자신의 진술에 대한 의심 제기 (Raising Doubts about One’s Own Testimony)

자신의 진술에 대하여 사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걱정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음을 스스로 의심하는 표현이 있는 것은 진실의 지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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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인지 거짓말인지 가려낼 수만 있다면 모든 법률분쟁은 다 해결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끝끝내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참말과 거짓말을 가려내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런 노력은 과학의 이름으로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최근 범죄 프로파일링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진술분석도 실무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발전하고 있지요. 저희도 최선을 다하여 이런 새로운 과학적 성과를 체득하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함께 노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