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 이야기

생활법률 이야기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법률

2020.02.06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로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행선지를 알리지 않는 사람의 무책임함을 비난하면서 어떻게 조직적으로 전염병에 대처하는 뭔가 강제적인 방법이 없는지를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이러한 법률이 있습니다. 바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공식 약칭 “감염병예방법”입니다. 이 법은 우선 감염병을 제1급~제4급 감염병 및 기생충감염병 등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감염병 발생시의 신고의무, 감염병감시 및 역학조사 절차 등을 규정합니다. 그리고 감염전파의 차단조치를 규정하고, 예방조치를 규정한 다음 각기 소요되는 비용의 부담에 대하여 규정하는 등 꽤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형사처벌규정도 있습니다. 고위험병원체를 허가 없이 반입하거나(동법 제77조), 의료인 등이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는 경우(동법 제78조 제2항) 형사처벌을 합니다. 그리고 감염병이 발생하여 유행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여 진행하는 역학조사에 대하여 이를 거부하거나, 거짓진술을 하거나 사실을 은폐하는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다음과 같은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사람도 동물도 감염병에 노출되고 이러한 병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법률이 있지만 이름이 다릅니다. 사람은 “감염병예방법”, 가축은 “가축전염병예방법”입니다. 사람의 전염병에 대처하는 법률로서 “전염병예방법”이라는 법률이 있었으나, 2009. 12. 29. 법률의 명칭을 “감염병예방법”으로 바꾸어 2010. 12. 30.부터 시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왜 법률의 명칭을 바꾸었을까요. 위 법률의 개정시 명시되어 있는 개정이유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기생충질환 예방법」과 「전염병예방법」을 통합하여 법 제명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바꾸고, 전염병이라는 용어를 사람들 사이에 전파되지 않는 질환을 포괄할 수 있는 감염병이라는 용어로 정비”하기 위한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좀 다른 의미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감염은 무엇이고, 전염은 무엇일까요. “감염 [infection, 感染]”은 병원체가 사람이나 동물의 체내로 침입하여 체내 기생상태가 성립한 것을 말하고, “전염 [communicabihty, 傳染]”이란, 이 감염이 잇따라 전하여져 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두 단어의 차이에 대하여, 감염은 중립적 의미이고, 전염은 감염과 유사한 의미이지만 어떤 개체로부터 별도의 개체로 질환이 확대되는 방법을 강조하는 의미라고도 설명하고, 대상 개체가 하나인 '감염'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사람 등 하나의 개체에서 2개 이상의 다른 개체로 옮아가는 것을 '전염'이라고 한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말이란 뉘앙스와 묘한 가치평가를 함축하기도 합니다. 감염과 전염은 설명되는 대상이 하나이냐 둘 이상이냐의 차이에서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고 생각됩니다. 감염은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이 가해자인 병원체에 대항하는 주체로 사고됩니다. 하지만 전염은 여러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전염되지 않은 한 사람의 반대편에는 가해자인 병원체와 그 병원체에 감염된 다른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감염병이라 하면 감염된 사람은 피해자입니다. 하지만 전염병이라고 하면 감염되거나 전염된 사람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다른 피해자의 반대편에 있는 어떤 사람입니다.

연일 뉴스에 등장하는 수많은 “확진자”들은 피해자일까요, 가해자일까요. 묘한 부정적인 느낌을 감추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모르기는 몰라도 그들 대부분은 우리 바로 곁에 있던 선량하고 평범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저 현시기 불행한 질병에 감염된 피해자들일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의율하는 병이 “사람전염병예방법”이 아니라 “감염병예방법”이라는 이름이 된 것, 그건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